3. 천간과 지지
다시 2000년 1월1일 0시에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여성의 사주팔자를 보면서 천간과 지지를 이해하도록 하자.
위에 가로 부분의 4개 글자가 천간이다. 천간(天干)은 열개가 있어 10간(十干), 10천간(十天干)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래에 가로 부분의 4개의 글자가 지지(地支)이다. 지지는 열두개가 있어 12지지(十二 地支)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쥐띠), 축(소띠)처럼 지지는 띠를 나타내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
“오행이 있는데 어찌하여 또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가 있는 것인가? 대개 음양이 있어 이로 인해 오행이 생겨났지만, 오행 가운데에도 각각 음양이 있기 때문이다. 즉, 목(木)을 논하자면, 갑(甲)과 을(乙)은 목의 음양이다. <중략>
바야흐로 갑이 될 때에 을의 기운은 이미 갖춰져 있고, 을이 됨에 이르러서는 갑의 바탕이 비로소 단단해진다. 이처럼 갑과 을이 있음으로 해서 목의 음양이 온전하게 갖춰지는 것이다.”--- 자평진전
단순히 목화금수토 오행만으로는 만물의 변화를 설명하기 부족하므로, 각 오행을 다시 능동적인 '기'와 수동적인 '질'로 나누어 십간을 만든 것이다. 이 논리는 사주를 분석할 때 매우 중요한 왕쇠(旺衰)를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1) 열가지 하늘의 줄기, 십천간
<그림>은 하늘인 천간의 음양오행을 열 가지로 정리하여 나타낸 것이다.
같은 목이더라도 갑(甲), 을(乙)은 음양(陰陽)이 다르다. 갑목(甲木)은 양목, 을목(乙木)은 음목이다. 처음엔 익숙해지기 위해 갑목양, 을목음이라고 불러보자.
병화(丙火)는 양의 화,
정화(丁火)은 음의 화,
무토(戊土)는 양의 토,
기토(己土)는 음의 토,
경금(庚金)은 양의 금,
신금(辛金)은 음의 금,
임수(壬水)는 양의 수,
계수(癸水)는 음의 수이다.
자세히 보면
천간은 번갈아 가면서 양과 음이다. 갑이 양, 다음인 을이 음, 그 다음 병은 양… 순이다.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주역에 따르면 홀수는 양이고 짝수는 음이다. 그래서 천간과 지지에서 홀수번째가 양이고, 짝수번째가 음인 지 모르겠다. 큰 따옴표(“ ”) 부분은 적천수에서 설명한 천간의 내용이다. 한 번 정도는 읽어보는 건 좋다.
갑(甲): 갑옷(갑). 음양은 양. 오행은 목. 큰 나무와 비슷. 위로 자라나는 기운, 우두머리 기질을 특징으로 한다.
“甲木은 하늘을 찌르고 높이 솟는데…땅이 윤습하고 하늘이 화창하면, 뿌리를 박고 우뚝 서서 천년을 간다. 甲木參天… 地潤天和, 植立千古.”
을(乙): 새(을). 음의 목. 막 돋아나는 새싹처럼 여리다. 단단한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은 강인한 생명력과 추진력이 특징이다.
“乙木은 비록 부드럽지만 능히 소(丑)와 양(未)을 찌르고 가를 수가 있다. …등라계갑(藤蘿繫甲)이 되면 봄도 좋고 가을도 좋다. 乙木雖柔, 刲羊解午… 藤蘿繫甲, 可春可秋.”
병(丙): 남녘(병). 양의 화. 태양과 비슷. 태양이 세상을 밝혀주듯이 성격이 밝고 정열적이다. 양옆으로 확산하는 기운.
“丙火는 맹렬하니… 丙火猛烈”
정(丁): 음의 화. 촛불, 등대, 쇠를 녹이는 불과 유사. 자기를 태워 밝게 하는 촛불처럼 봉사정신이 있다.
“丁火는 유(柔)한 가운데서도, 내성(內性)은 밝게(昭 밝을 소) 빛나는 것이다…. 丁火柔中, 內性昭融.”
무(戊): 양의 토. 큰 산과 같음.
“戊土는 굳고 두터우니 그 자체로 이미 중앙에 거하면서 올바른 기품이 있다…. 戊土固重, 旣中且正.”
기(己): 음의 토. 논밭 등 기름진 땅과 같음. 착하고 순하다.
“己土는 낮고 습하며 중정(中正)을 함유하고 있다…. 己土卑濕, 中正蓄藏.”
경(庚): 양의 금. 다듬지 않은 원석과 같음. 곧고 냉랭하다.
“庚金은 살기(煞氣)를 띠고 있으며 가장 강건(剛健)하다…. 庚金帶煞, 剛健爲最.”
신(辛): 음의 금. 다듬어진 보석, 칼과 같음. 유약해 보이나 굳세다.
“辛金은 연약하니 따뜻하고 윤택하게 해주면 맑게 되고…. 辛金軟弱, 溫潤而淸,”
임(壬): 양의 수. 큰 바다, 큰 호수와 같음. 모든 걸 포용하는 바다처럼 마음이 넓고 크다.
“壬水는… 두루 흘러 막힘(滯. 막힐 체)이 없다…. 壬水…周流不滯….”
계(癸): 음의 수. 빗물, 샘물과 같음. 마음이 넓고 깊으며 애교가 있다.
“癸水는 지극히 약하나, 하늘의 끝까지 도달할 수 있고…. 癸水至弱, 達於天津….”
“갑을(甲乙)이 있어 목의 음양이 갖춰졌는데, 어찌하여 다시 인묘(寅卯)가 있는 것인가?
갑을로 음양을 나누면 갑은 양이 되고 을은 음이 되니, 이는 목의 기운이 하늘에서 운행하며 음양이 된 것이다.
인묘로 음양을 나누면 인은 양이 되고 묘는 음이 되니, 이는 목의 기운이 땅에 존재하며 음양이 된 것이다.
하늘에서 갑을이 운행하면 땅의 인묘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땅에 인묘가 존재하면 하늘의 갑을이 그곳에 기운을 베푼다.
갑을은 하늘에 있기에 움직여서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반면 인묘는 땅에 있기에 정지하여 옮겨가지 않는다.
기(氣)로 논하면 갑이 을보다 왕성하고, 질(質)로 논하면 을이 갑보다 견고하다. 시중의 잘못된 책(속서)에서 갑목을 큰 나무라고 하여 베어내야 한다느니, 을목을 연약한 싹이라서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느니 하는 것은 음양의 이치를 모르는 소리다.
목의 사례로 미루어 보면 나머지(화금수)도 알 수 있다. 다만 토(土)는 목화금수의 섞인 기운이기에 사시(四時)에 붙어 왕성할 뿐이며, 그 음양 기질의 이치는 목과 동일하다. 명학(命學)을 배우려는 자는 반드시 먼저 이 간지의 설을 알아야 하며, 그런 후에야 문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자평진전
여기서 사시는 사계(四季), 즉 사계절를 말한다. 자평진전은 갑목을 '대림목', 을목을 '화초'로 비유하는 식의 단순 물상론을 '음양의 이치를 모르는 오류'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글자 자체의 속성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글쓴이/범진]